그가 샤워하고 있었는지, 희미하게 물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잠깐 동안 이어지다 이내 멈춘 물소리에 손을 들어 욕실 문을 두드렸다. "......." (? 아직 안 끝났나?)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던 그때, 그런 의문에 답해주기라도 하는 듯이 끼익 하는 작은 마찰음 소리와 함께 눈앞에서 욕실 문이 벌컥 열렸다. 그리고 뿌옇게 피어오르는 수증기 사이로 그가 아래에는 대충 긴 수건을 두르고 맨몸으로 푸른 머리를 털며 나오는 모습이 보였다. "뭐야, 우르키오라. 내가 씻고 있을때는 아무리 아이젠 명령이라도 들어오지 말랬... ........ ?" 아무래도 이쪽을 우르키오라라 착각했던 것인지, 짜증을 내며 이쪽을 무섭게 쏘아보다가 그대로 굳은 그림죠와 눈을 어디다 둬야 할지 안절부절해 하다 굳어버린 내 상태는 정말 그로부터 10분뒤, 진짜 우르키오라가 이 방에 들어오기 전까지 계속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