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왜 에스파다가 인간의 옷을 입어야 하냐고.
뭐? 맨날 하얀 옷입으니까 궁금해서 그런다고? 야,야... 그러니까 내가 왜........ 아── 알았어, 알았다고. 입으면 되잖아." 결국 반박하기도 귀찮았는지 선뜻 옷을 입고 돌아왔다. 그리고 그렇게 보게 된 그의 사복차림은 예상이나 상상보다도 훨씬 잘어울려, 어떤 말도 순간적으로 나오지 못했다. 정말 그가 현세에서 살게 된다면, 분명 저 얼굴 하나로 삼대까지 먹고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뭐라고 말이라도 해라. 귀신이라도 본 것 마냥 그렇게 굳어 있지 말고." 굳어버린 이쪽의 반응이 영 마음에 차지 않는지 그는 평소처럼 미간을 찌푸리고 한껏 짜증을 부리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