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자, 한번만 말할테니까 지금부터 잘 알아듣는게 좋을거다.

네가 말하는 사랑과 내가 생각하는 사랑은 처음부터 끝까지 전혀 다를거다.
그건 아마 한평생 너를 쫓아다니며 괴롭힐지도 모르고.
너와 나를 갉아먹으며 목을 조를지도 몰라.

인간들이 흔히 말하는 그런 사랑이 아니야.
그걸로는 부족해.

나는 아마 이게 너희들이 정의하는 사랑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무엇이라고 이름을 붙여야 할까.

누군가에게 빼앗길 바에는 차라리 내 손으로 죽일거고.
한없이 이 이상으로 좋아진다면 너를 먹어치울지도 모른다.
네 살점을, 네 사지를 찢어 하나씩 삼키며, 내 구멍을 메우고 싶어 안달이 나겠지.
지금도 그러니까.

네가 나를 잠시라도 보고 있지 않는다면, 그 눈을 뽑아버리고 싶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네가 찾아오지 않는다면, 내가 끝내 찾아내 다시는 시야 밖으로 보내지 않겠지.
네가 어느날, 내게서 마음이 떠난다면.

...
글쎄. 어떤짓을 하고 있을까.
너의 생각보다도 훨씬 어둡고, 잔악한 무언가가 펼쳐질 수도 있겠지.

상냥하다, 라던가 다정하다, 같은 흉내는 낼 수 있다.
연인놀음도 얼마든지 해줄 수 있어.
그게 내가 네게 주는 사랑이라고는 생각하지 말라는 소리다.
모든 것은 인간인 너를 위해, 네 주변의 기준에 맞춰준 것 뿐이야.

전부를 보여줬을 때, 넌 그걸 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그러니 그 말은 좀 더 아껴두는 게 좋을 거다.

......그래도."





그의 푸른 눈이 가늘게 접혀 휘어진다.
처음으로 그의 목소리에 다정함을 넘어선 무언가가 담겼다.





"그 말 한마디로 됐어.
아직은 그것에 만족하고 멈춰줄 수 있으니까."





불쌍한 . 너는 누가 붙잡혀 있는지도 모르겠지.
한탄을 닮은 그의 한숨이 나른하게 귓가로 흘러들어왔다.
그럼에도 머리를 쓰담아 주는 그의 손길이 너무나 다정해, 고개를 숙이고 눈을 돌렸다.



이름:그림죠 재거잭
삐걱임이 33 번 울렸다
GOOD:괜찮은데?

Writer : 우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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