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좀 의외인데."
잠시 말이 없던 그가 천천히 곱씹듯 말을 내뱉었다. 정말로 의아함만을 가득 담은 시선이 이쪽으로 와닿았지만 단지 그것뿐. 다른 놀라움이나 사람들이라면 응당 가져야 할 살인에 대한 공포나 두려움 같은 감정은 전혀 존재하지 않는 그의 눈에 기가 눌렸다. 다친곳은? 뒤이어 물어오는 그의 질문에 고개를 흔들었던가, 끄덕였던가. 잘은 기억나지 않지만 어쨌거나 더이상의 질문은 돌아오지 않았다. 다만 주변의 어느 누구보다도 지극히 무기질적인 목소리가 덤덤하게 들렸을 뿐이다. "그래서. 뒤처리라도 맡길 생각이냐? 남은 시체는 어딨는데. 적당히 웨코문드에 쳐박거나 호로놈들 먹잇감으로 던져줄테니까 말해봐." 어떤 감정도 실리지 않은, 한낱 일상 대화마냥 말을 이어나가는 그는 여전히 표표한 얼굴이었다. 지극히 당연하다는 듯. 그리고 신경을 쓸 필요성도 못느낀다는 듯 평소처럼 대화를 이끌어 나가는 그에게서 근원을 알 수 없는 이질감이 느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