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가끔 기분이 나빠지는 소리를 잘도 한다."




푸른 하늘과도 꼭 닮아있는 그 시선이 이쪽에 잠시 흘려진다.
평이한 어조로 느긋하게 대답을 내뱉은 것과 달리, 서늘하게 가라앉은 그 얼굴에 무언가가 언뜻 스쳤다.




"어떤 것에 대한 배신일지는 모르지만...
좋아. 역시 아무래도 상관없다 이거야.
그건 믿는다는 멍청한 행위에 같이 딸려올 수 밖에 없는 부속품이니까.

.......
그렇지만 말이다, ."




한숨처럼 들리는 날숨이 바로 귓가에서 들린다고 생각했을때 쯤, 그의 손이 머리를 쓰다듬으며 천천히 아래로 내려간다.




"나라고 해서, 그런 걸 염두에 두지 않고 널 사랑한다 말한건 아니야.
무수히 많은 것들 중에서 단 한가지.
만약 그걸 네가 배신한다면......."




그답지 않게 너무나 상냥하게, 그 어떤 것보다도 정중히 닿아오는 부드러운 손길이었지만, 그것은 오히려 한없이 차갑고 섬뜩하게 시린 냉기를 가져다주는 기분이었다.

내려온 그의 손이 천천히 목을 훑었다가 떨어지고, 대신 이쪽에 머무르는 푸른 시선은 그 어떤 것 보다도 냉렬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내가 지금까지 미뤄둔 끝이 생각보다 빨리 올 뿐이겠지."



이름:그림죠 재거잭
삐걱임이 33 번 울렸다
GOOD:괜찮은데?

Writer : 우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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