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곤란한데."




보통 때와 조금의 다름도 없이 나른하게 몸을 기울이고 있던 그가 이쪽을 흘끗인다.




"고작 여기서 무섭다고 하면.
나중에는 어쩌려고 그러냐.

...그렇지만, 이 정도로도 무서워 하는 건 예상 밖인데.
정말 짜증나게 어렵군, 너는.

.......
이 웃기지도 않은 짓까지 하며 맞춰주는 최소한의 선 조차도 네가 무서워 한다면.
좀 더 누르고 우겨넣어서 네 기준에 맞추기 위해 참아야 할지.
지금이라도 이 촌극을 끝내고, 하고 싶은대로 널 다루며 본능대로 움직일지."




생각에 잠겨 있던 그가 천천히 눈을 내리감았다 뜨기를 반복했다.
짙푸른 그 눈이 묘하게 번들거림과 동시에 등 뒤로 오한이 내달린 것은 한 순간이었다.




"......뭐, 좋아.
아직은 그런대로 참을 수 있으니까.
네가 질려서 도망만 안 간다면 말이지."




곧, 평소처럼 돌아온 그가 가벼운 농담을 던지며 비딱하게 웃었다.



이름:그림죠 재거잭
삐걱임이 33 번 울렸다
GOOD:괜찮은데?

Writer : 우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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