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없어!"
생각외로 격한 그의 반응에 놀라 쳐다보자 멈칫 하더니 이내 우물쭈물거리다가 돌연 강하게 끌어안아 온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침묵 후에 그의 입에서는 천천히, 어딘가 무겁게 가라앉아 버린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내가 원하는 것은 너와 같이 살거나 너와 같이 죽는 것. 단지 그뿐이다. 너를 희생시키고 나 혼자 살아봤자... 그런 건 내게 무의미해. 쓸데없는 짓이야, 그런건. 네가 죽고 내가 살아나 봤자...... 난 다시 너를 뒤따라 갈테니까. 그러면 네가 날 살린 의미도 없어진다고. ...살아달라고? 네가 없는데, 내가 어떻게 여기 있으라는 거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