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어. 아침이라고. 이제 그만 일어나지 그래."
잠결에 그의 웃음이 담긴 목소리가 귓가에 울려퍼지는 것이 느껴졌다. 귀를 간질이며 오싹 소름이 올라올 정도로 매혹적인 그 목소리에 손을 뻗어 그대로 끌어당겼다. "어? 어?!" 당황스러워 하는 그의 목소리가 무척 생생하게 들렸지만 꿈이거니 하고 그냥 넘어간 채 다시 잠을 잤다. "야! 자지 마! ! 아 이 상태로 자면 난 어떡하라고! 뭐야, 진짜 자는 거냐?! 제기랄, 너 지금 내 인내심이 어디까지인지 시험이라도 하냐?!?!" 절절 매는 듯한 그의 음성을 잠결로 치부하고 다시 수마(睡魔)로 빠져들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을까, 알아서 눈이 떠진 덕에 그대로 일어나 보니 라스노체스에 있어야 할 그림죠가 바로 옆에서 왠지 잔뜩 붉어진 얼굴로 이쪽을 노려보고 있었다. "두 번은 안 참는다, 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