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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라는 게 만약 정말 있다면. 호로에게도 다음 생이라던가, 뭐 그런 말도 안되는 일이 정말 있다면. 단 한번도 이 녀석과 떨어지지 않는 다음을. 이 녀석과 조금의 인연이라도 엮여있다면 좋겠는데. 그저 스치듯이라도, 아주 잠깐의 만남이라도 좋아. 만날 수만 있다면 어떤 것이든 상관없어. , 이 녀석을 발견만 하면 된다. ....... 그 다음에는. "........" 천천히 감았던 눈을 떴다. 가짜 하늘이 사라진 덕분에 눈에 지겹게 머무르던 밤하늘이 어김없이 펼쳐져 있었다. 무심코 집어든 새하얀 모래는 소리없이 손 사이를 흐르며 떨어진다. "그 다음, 이라." 입술을 말아올려 조용히 웃었다. 소위 모든 이들이 말하는 공명정대한 '신' 이라면, 분명 자신의 기도는 무참히 버려지리라. "뭐... 정말 신이라는 게 있었다면 과 만나지도 못하고 진즉 지옥에 떨어져 있었겠지만." 비뚜름한 웃음이 터졌다. ────그래. 분명 그렇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