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그게 뭐냐?
몸에서 열이 나? 얼음이라도 부어줄테니 기다...윽!
무슨 짓이냐, 우르키오라!"



".......넌 언제까지 그렇게 미련스러운 말만 골라서 할거냐.
일단 을 집으로 돌려보내라.
같은 인간들이 치료해야 낫지, 네놈 같은 멍청한 축생이 고친답시고 나대다간 오히려 나을 병도 안 낫겠군."


"-해보자는 거냐 이 자식!"





제대로 싸우려는 그 둘을 간신히 중재시켰지만, 너무 무리하게 움직인 탓일까.
순식간에 덮쳐오는 아찔한 현기증에 그대로 몸이 무너지며 정신을 잃고 말았다.
기절하기 직전, 눈이 크게 떠져 이쪽으로 손을 뻗는 그림죠와 조금 당황스러운 듯한 표정의 우르키오라를 본 듯 했는데... 역시 착각인 것이었을까.















다음날, 훨씬 말짱해진 정신으로 일어나보니 집 침대에 엎어져 있었다.
언제 여기까지 왔지, 하고 주변을 휘휘 둘러보다 문득 침대에 기대 졸고 있는 그림죠가 보였다.
...제 딴에는 나름 간병이었던 듯, 물대야와 물수건이 대충 대충 그의 옆에 널부러져 있었다.

그가 깨지 않게 조심조심 침대를 나와 식탁쪽으로 걸어가자 우르키오라가 남긴듯한 알약 몇개와 약의 설명서만이 덩그라니 남아있었다.
우르키오라의 성격답게 반듯한 글씨체로 간단히 적혀 있는 그것을 읽으면서 다시 침대로 돌아왔다.

평소 같았더라면 진작에 일어났을 그가 여전히 곤히 자고 있는 것을 보니 어지간히 잠을 못이룬 것 같았다.
그런 그림죠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곁에 있어준 그에게 감사를 건네려 했지만, 그보다 한발 먼저 아직 잠에 취한 듯한─ 그러나 제법 뚜렷해진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넌 툭하면 아프냐."

(......미안.)

"알면 몸 좀 잘 챙겨. 네가 쓰러질 때 내가 얼마나──."





한숨 쉬듯 말을 흘리던 그가 다시 도중에 침묵한다.
단지 새파랗게 번뜩이는 눈으로 이쪽을 하염없이 바라보았을 뿐이다.



이름:그림죠 재거잭
삐걱임이 33 번 울렸다
GOOD:괜찮은데?

Writer : 우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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