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고프면 사냥 하러 가.
이 근처는 아쥬커스나 길리안, 하급 호로들도 많아서 먹을 게 많아서 좋아. 인간의 혼백도 정말 맛있지만..." 쩝, 하고 아이가 입맛을 다신다. 여직 아쉬운 듯 손가락만을 몇 번 핥던 아이가 이쪽으로 한동안 눈길을 던졌다. 고요히 일렁이는 호로 특유 본성에 저도 모르게 몸을 굳히자 곧장 그 시선을 돌린다. "엄마가 인간이니까, 인간의 혼백은 안먹으려고. 아주 가끔, 엄마한테 좋은 냄새가 나는 건 참기 힘들지만." "니 엄마는 내꺼야. 아무리 자식 놈이라도 넘본다면 그 짜증나는 면상부터 날려버린다." "이 짜증나는 면상은 너한테 물려받은 거거든. 누군 닮고 싶어서 닮은 줄 알아." 무언가를 느낀 듯, 그가 와락 하고 나를 안아오며 동시에 앞을 막아섰다. 잔뜩 경계하는 그와 마찬가지로 상당히 짜증난 표정을 짓는 아이를 보며 둘의 사이가 보통 부자관계가 아니라는 것 쯤은 알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