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느린거다.]
곧바로 짤막한 답이 떨어졌다. 어지간히 귀찮다는 표정을 저 얼굴에 저렇게 들어내는 것도 재주지 싶었다. 디로이: [애니까 당연히 보폭 차이가 있잖아. 그리고 그림죠, 네가 빠른 건 맞다고... 잘못하면 우리까지 놓치겠어.] [알 바 아니다.] 어째 쌓인 것이 좀 있던 모양인지, 디로이가 열심히 이쪽 편을 드는 것을 한심하게 쳐다보던 그가 몸을 돌렸다. [그 새끼 인간을 태우고 온 건 너잖아. 알아서 책임져라. 네가 제일 둔해서 밍기적 거리는 걸 다른 탓으로 돌리지 마.] 신랄하게 대꾸했음에도 그 이후로 아주 조금, 그의 걸음이 느려진 것 같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