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공간에 마주보면서 서로 어떤 말도 오가지 않은지 벌써 반 시간이 지나가고 있었다.
들리는 것이라고는 옅은 숨소리, 종이를 넘기는 자그만 팔랑임 소리, 그리고 아까부터 습관적으로 탁자를 톡톡, 가볍게 두드리고 있는 그의 손이 내는 소리 뿐이다.




".......
못 이기겠군."




그런 침묵이 깨진 것은 다름 아닌 그의 돌발적인 행동 때문이었다.
한차례의 한숨을 몰아 내쉬던 그는 그렇게 짧게 내뱉으며 불쑥 몸을 일으켜 이쪽으로 다가왔다.
당장이라도 윽박지를 것 같은 상황에서 그는 평소와 같은 목소리로 유하게 먼저 말을 걸어왔을 뿐이다.




", 오늘따라 조금 이상한데.
혹시 내게 서운했다거나, 다른 사정이라도 있는 거라면.......

아니, 그런건 아무래도 상관없어.
말하지 않아도 좋으니, 하다 못해 눈은 마주쳐주면 좋겠는데.
조금의 시선도 받지 못할 정도로 내가 잘못한 기억은 없는데 말이야."




그의 손이 어깨를 부드럽게 끌어당긴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품안으로 이끄는 그의 눈이 일순 번들거렸던 것 같다.
그럼에도 여전히 목소리는 조용하고, 나긋하게 번져나가고 있었지만.




"미워하는 것도, 싫어하는 것도, 증오하는 것도.......
그 어떤 감정이라 해도 네가 내게 보이는 것이라면 달게 받을 수 있다고 했었지.

바꿔 말하자면, 네가 내게 더 이상 어떤 것도 보이지 않을때가 된다면.
.......

하지만 . 넌 아무것도 주지 않아도 좋아.
내가 알아서 받아가는, 그걸로 충분할테니까."



대화 상대:다카스기 신스케
그에게 닿기까지 앞으로 29 %
GOOD:닿았다!

Writer : 우윤
Copyright ⓒ 카라하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