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유독 피곤했던 걸까, 잠깐 나갔다 온 사이 곤히 잠든 를 보며 고개를 기웃였다.
자신의 동족과는 수십광년은 떨어져 있을 순진한 여자다.
세상 물정을 몰라도 이렇게 모를 수가 있을까?
아니, 그만큼 자신을 믿고 있는 것도 한몫하는 것이 분명했다.

작은 상위로 고개를 떨어트리고 꾸벅꾸벅 졸고 있는 그녀에게 손을 뻗었다.
부드럽게 손가락 위로 떨어진 그녀의 머리카락을 조금 들어 귀 뒷쪽으로 걸어 넘겨주자, 그제서야 조금의 방해도 없이 드러난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분명, 많은 곳을 돌아다녔던 자신에게 있어 이 정도의 외모는 예쁘다는 축에도 끼지 못했다.
당장 요시와라만 가도 이런 얼굴은 널리고 널렸으니까.
그런데도 어째서였지? 이렇게 끌리고 있는 이유는.



"........"




새근새근, 어떤 고민도 없어 보이는 어리숙한 낯짝으로 자잘하게 뱉어내는 들숨과 날숨 소리를 듣고 있자니 긴장이 다 풀리는 기분이었다.
째깍이는 시계 소리와 잘게 섞이는 그녀의 호흡소리, 열어둔 창가로 스며든 햇살 아래에서 자신은 더없이 기묘한 감정에 사로잡혔다.
그리 익숙하지 못한, 그럼에도 어쩐지 아주 오랜만에 맞이하는 것 같은 낯익은 감각에 우산 아래 파란 눈을 천천히 감았다 떴다.




"평화롭네, 은♪"




그리고 마침내 생각난 단어를 입술 밖으로 꺼내며 비죽 웃었다.
오랜만에 뱉어진 문장이 자신에게는 유독 위화감을 돋게 했다.




"그건 어울리지 않잖아, 신스케?
너에게도, 나에게도."




그녀의 머리카락을 더없이 다정하게 어루만지며, 자그맣게 입술 끝을 비틀어 올렸다.

그런 건 치사하잖아.
나와 다를 바 없으면서, 혼자 갖고 있는 건.



대화 상대:다카스기 신스케
그에게 닿기까지 앞으로 29 %
GOOD:닿았다!

Writer : 우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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