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하고 축축한, 희미하게 나는 바다 비린내의 골목을 거닐며 답답함에 숨을 깊게 들이켰다.
진득하게 목을 휘감는 듯한 막힘 증세가 기어올라 거침없이 목 안에서 똬리를 틀었다. 당장이라도 울렁거리는 속을 가까스로 재우고, 갑갑함에 짓눌리는 가습을 누르며 발길을 재촉했다. ...첫만남부터 그 네명중 제일 신경 쓰였다. 곁은 한없이 무르고 바보같아 보일지라도 실상은 누구보다 굳건했던 긴토키라던가. 언제나 정론을 따지며 고지식하다라고 할 정도로 자신의 길을 걷던 츠라. 늘 서글서글하게 잘 웃지만 공사가 뚜렷하며 제 의지가 확고한 다츠마. 그런 셋과는 조금 다르게 그는 사나운 곁모습과 달리 어딘가 위태로워 보였다. 굳세고 강해보일 때와 툭 치면 무너질듯한 그의 상반되었던 모습에 그를 챙겨주기 바빴다. 그것이 그 역시 싫지는 않았었던 듯 했다. 용케도 그 성격에 나와 티격거리면서도 잘 지냈으니. .....그래서 걱정이다. 츠라나 다츠마보다 더. "이봐, 아가씨."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골목길을 돌아가는데 누군가가 내 어깨를 붙잡았다. 그것에 놀라 뒤를 돌아보니 척 봐도 '우린 나쁜 아저씨에요!' 라는 말을 얼굴에 써붙인듯한 남자 대여섯명이 히죽거리며 이쪽을 보고 있었다. "이쁜 아가씨-! 이런 밤에 돌아다니면 위험하니까 우리가 친절하게 데려다 줄께. 어때?" "에이, 빼지는 말구, 우리랑 같이 놀자. 밤길도 위험한데 혼자 갈 생각은 아니지?" 추근덕거리던 남자들이 조금씩 거리를 좁혀왔다. 골목은 좁고 뒤는 막다른 길, 앞은 이 남자들이다. 소리를 지른다 한들 바닷소리와 밤 배의 고동소리에 묻힐 것 같아서 불안했다. 한두명도 아닌 여럿의 남자를 상대로 어떻게 해야 할까. 처음으로 겪는 일에...아니, 처음은 아니지만 지금은 그가 없으니. 혼자 어떻게든 해야 하는 상황에서 땡, 땡. 타이머가 울렸다. 그들이 걸쭉한 웃음을 짓고, 내게 손을 뻗어왔다. "───확실히, 위험하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