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 그러니까 네게 말 안하고 그냥 간 건 우리 다 정말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어.
그런데─ 그건 다카스기 녀석의 마지막 결정이었고 우린 동의했다. 그때 너는 민간인이었으니까. 그렇기에 일단 양이지사인 우리들의 일에 휘말리게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었고. 무엇보다 전쟁이 끝나기 직전인데다 승세는 점점 천인들에게로 기울어지고 있었으니. 막부 역시 우리들을 견제하는 듯한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었고. 다카스키는 그 상황을 알아차리고 상황을 예측하면서, 네가 우리와 연관되면 좋을 것이 없다고 결정을 내린 것 같다. 게다가 그때 녀석의 상태는 이미...... 아니, 이건 다음에 얘기하자. 전쟁이 끝나고 우린 뿔뿔이 흩어졌어. 서로 모여있으면 아무래도 더 잡히기 쉬울테니까. ......우리의 뜻이 각자 틀어진 이유도 컸고. 어쨌거나 그 후로 이 긴상은 처형인에게 끌려갔다가 세계를 구하고 위기에 빠진 나메크 별에서 프리저를 퇴치하면서 여기에 정착! 이상." "즈라는?" "즈라? 그 녀석은 테러리스트 리더로 동분서주 하던데." "다츠마는." "우주에서 배멀미나 하고 있겠지." "......신스케는?" 순간 긴토키가 침묵했다. 지금까지 잘만 능청스레 대답하던 그의 입이 닫히며 무언가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이 대답이 나올 줄 알았다는 듯, 그래서 더더욱 곤혹스럽다는 듯한 얼굴을 보이던 그는 이내 머리를 벅벅 긁으며 말했다. "음, 그 녀석 말인데, 안 만나는 게 좋아. 예전과 좀 달라졌으니까. 너와 있었던 그때의 그 모습조차도 이제는 보이지 않아. 귀병대가 전부 숙청을 당했다는 건 알지? 그걸 이끌었던 녀석이 다카스기고. 그 외에도 몇가지 이유가 더 있긴 하지만.....예전의 그 녀석이 아니야. 즈라보다 더한 테러리스트로 악명을 떨치고 있는데다 지금 1급 수배중이라고. 어디 꽁꽁 숨어서 뭔 짓을 하는지는 나도 몰라. 한가지 확실한 건, 녀석은 이 나라 전체를 전부 적으로 간주했다는 거다." "........" 그의 말을 무슨 생각을 하며, 어떤 마음으로 들으며 나왔는지는 기억나지 않았다. 멍한 머리를 붙잡고 간신히 시선을 고정시켰을 때는 이미 어둑어둑한 하늘 아래, 인적이 드문 골목길까지 와버렸다는 것이었다. 가부키쵸에서 조금 벗어난 곳에 있는 부둣가의 길목이 오늘따라 을씨년스러웠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