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처음 본 날은 꽤 예전의 이야기로, 지금으로부터 거의 7년이라는 시간을 되감아야 한다.

그때의 배경은 어느날, 갑작스럽게 쳐들어온 천인들이 나라를 쥐고 흔들었던 시기.
그것도 모자라 정부와 황실마저도 장악하려는 그들을 그저 넋놓고 바라볼 수 없었던 사무라이들이 일제히 무기를 들고 일어나 천인들에게 대적했고, 그때부터 근 10여년 이상 이어진 양이전쟁이 시작되었다.

그랬기에 내가 태어났을 때, 나라는 이미 전쟁 한복판이었고 거리에는 고아나 거지들이 즐비했다.
그 수많은 고아나 거지들 중 하나였던 나는 힘겹게 하루를 버티며 살아남았다.

하루하루 숨을 붙이는 것이 너무나 힘들었다. 등 뒤까지 바짝 쫓아온 검은 사신을 뿌리치고자 달리고 또 달렸다.
그 어디를 봐도 시체, 또 시체.
싸늘하게 식은 몸뚱이는 살아있을 때는 사람으로 취급받았지만, 지금은 그저 까마귀가 쪼아먹을 고깃덩어리에 불과했다.
굶주린 들짐승과 날짐승의 만찬이 시작되는 이 커다란 식탁에서 한시라도 빨리 도망가야 했다.

발치에 치이는 게 부상자요, 밟히는 게 주검이니, 이곳이 바로 지옥이구나.
그렇게 누군가 앓듯이 한탄하는 소리가 들렸다.
물론 다음날에는 그 목소리 조차 들려오지 않았다. 대신 땅을 덮는 육신이 하나 더 추가되었을 뿐이다.

하루 한끼도 먹지 못한다면 다음날을 버티지 못했고, 그렇게 반복되면 결국에는 차갑게 식어 쓰러졌다.
그렇게 되고 싶지 않다면 무엇이든 먹어 배를 채우고, 그렇게 얻게 된 기력으로 다음날 먹을 양식을 찾아야 했다.

살아야 했다.







운이 좋았다. 끝에 끝까지 살아남아 20세를 맞이할 수 있었다.
그때쯤 전쟁은 이미 막바지에 이르었다.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이루어진 그 전쟁은 4년후, 막부가 폐도령을 선포.
힘을 잃은 사무라이들은 자신이 지키고자 했던 나라에게 버림을 받았다.
전쟁에서 패했다.
얻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
정정하자. 아무것도 없던 것은 아니었다.





길었던 전쟁이 최후를 맞이하기 4년전, 내게 안겨준 것은 만남이었으며 인연의 시작이었다.







대화 상대:다카스기 신스케
그에게 닿기까지 앞으로 29 %
GOOD:닿았다!

Writer : 우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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