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있었......"




전장에서 지내온 탓이 적지 않은 그이니 피냄새 하나로 금새 알아차리고는 얼굴을 굳혔다.
그리고는 빠른 속도로 다가와 팔목을 움켜쥐었다.

천천히 상처를 살피던 그는 곧, 하- 짧은 한탄을 토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미 전부 눈치챘을 것이다. 상처도, 그 이유도.
그 드물게 거칠어진 손놀림과 강하게 죄어 오는 그의 악력이 그 추측에 힘을 실어주었다.




"......뭐하는 짓이냐."




이를 악물고 중얼거리는 그의 손에 강한 힘이 들어가는 가 싶더니, 곧 그는 차분하게 급한대로 제 옷지락을 찢어 지혈해왔다.
그리고는 완전히 피가 멎은 것을 확인하더니 순간 검을 뽑아 뭐라 할 틈도 없이 자신의 팔목을 그어버렸다.
이쪽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피가 분수처럼 솟구치듯 나오는 것에 무어라 외치기도 전에.




".......다음부터 이런 짓 하면 나도 똑같이 한다.
그게 싫다면 너 역시 네 몸에 함부로 상처내지 마.

내가 방금까지 어떤 마음이었는지, 어떤 생각이었는지 모르겠지.
알고 있다면, 아니 조금이라도 입장을 바꿔 생각했다면.
.......
적어도 이런 짓은 하지 못했을 거다."




한 자 한 자, 끊어내듯 짓씹어 뱉던 그의 얼굴은 처음 보는 표정으로 한껏 일그러져 있었다.



대화 상대:다카스기 신스케
그에게 닿기까지 앞으로 29 %
GOOD:닿았다!

Writer : 우윤
Copyright ⓒ 카라하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