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도 많은 아가씨로군.
이미 말로도, 행동으로도, 어느 곳 하나 빠짐없이 표현해주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부족했던 모양이지?" 그가 가벼운 어조로 타박하듯 농을 건넨다. "당장 준비해 둔 건 없지만... 구전이라면 얼마든지 말해주겠다만." 그래도 상관없냐, 라는 물음이 섞인 표정에 고개를 끄덕이자 그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픽, 웃음을 흘렸다. 천천히 몸을 틀어 다가온 그가 뒤에서 끌어안는 듯한 자세를 취하고는 귓가에 느릿하게 속삭였다. "'───삼천 세계의 까마귀를 죽이고, 그대와 늦잠을 자고 싶구나.'" ...귀에 아교와 같이 달라붙는 그의 말은 속에 담겨진 본심을 감추기 위함인지, 너무나 지나친 달콤함을 품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