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는 아주 잠깐, 굳은 듯이 서있다가 곧 빠르게 뒤를 쫓아왔다. 도망이라는 단어를 쓰기도 뭣할 정도로, 너무나 손쉽게 잡혀버린 팔을 그는 한참이나 놓아주지 않았다. ".......하. 이 정도로 동요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길게 숨을 몰아내쉰 그가 자조섞인 웃음을 그리며, 여전히 잡은 팔을 놓아주지 않은 채 천천히 눈을 마주쳤다. "아무래도 좋아. 뒷모습 같은 건, 보이지 마라. . .......장난은 이번 한번으로 족해. 어떤 이유에서든지 간에, 그런식으로 내게 도망가는 뒷모습은 보고싶지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