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유명한 동화로군.

결국 달로 떠나가버린 대나무 공주님... 이라.
다섯의 구혼자들과 그녀의 마음을 얻은 한 남자가 있었지만,
그 누구도 카구야 공주를 잡아두지 못했다고 했던가."




그가 곰방대를 잠시 입에서 떼며, 이쪽을 돌아본다.
뱉어진 하얀 담배 연기가 소리없이 퍼져나가고, 창가를 넘어 온 바람이 부드럽게 그것을 흐트러트린다.




"그녀의 마음을 얻고, 모든 이들이 탐을 낼 법한 물건들을 건네받았음에도 남자는 함께 할 수 없음에 슬퍼했다. ...라."




후, 하고 그가 단순히 숨을 뱉는 것인지 웃는 것인지 모를 소리를 내었다.
뿌옇게 번져가는 담배 연기 사이로 느슨히 눈을 내려 감은 그의 모습이 보인다.




"'사랑하는 사람이 없는 세상에서 영원한 생명 따위는 아무 필요도 없다.'"




퍼뜩 들린 그의 목소리에 고개를 들자, 어느새인가 이쪽을 뚫어지게 보고 있던 것 같은 그와 눈이 마주쳤다.

...조금의 깜박임도 없이 이쪽만을 오롯이 담고 있는 그의 눈에 어떤 반응을 보이기도 전에, 그가 여느때와 다를 바 없이 눈매를 부드럽게 휘며 웃는 게 보였다.




"......라고 말하는 남자의 심정은, 지금 와서는 아주 이해하지 못할 것도 아니더군.
그건 축복이 아닌 저주에 가까울테니."



대화 상대:다카스기 신스케
그에게 닿기까지 앞으로 29 %
GOOD:닿았다!

Writer : 우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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