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된 영문인지, 오늘따라 하루사메와의 회담장에서 유난히 표정이 굳어 있는 그와 눈이 마주쳤다.
순간적으로 놀랐지만, 이내 굳은 표정을 풀려는 의미로 눈웃음을 지으며 시선을 보내자, 어째 그의 표정이 더더욱 좋지 않아지는 것 같았다. "......." 그리고는. "초, 총독님! 어딜 가시는 겁니까!" "지, 지금은 회담중....." 그가 벌떡 일어나 이쪽으로 성큼성큼 다가오는 것에 주변에서 놀란 외침이 터진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는 조금의 방해도 없이 다가와 내 팔을 붙들고 회담장을 떠나버렸다. ......저 멀리서 대충 그가 왜 그러는지 감을 잡은 것 같은 반사이 씨가 한숨을 쉬며 고개를 흔들고 있는 것이 보였다. "......유혹은 감사하는 바이지만, 장소가 너무 좋지 않았다. 카무이 녀석이나 다른 놈들이 봤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군. 안 그래도 녀석의 주의가 계속 네게 향해 있어서 신경이 날카로웠는데 말이지. ...뭐, 이제 여긴 우리 둘뿐이니 눈웃음을 흘리던, 유혹을 하던 마음껏 하도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