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밌는 소리를 하는데."




그는 단지, 그렇게만 중얼거렸을 뿐이다.
옅게 피어오르는 곰방대의 연기가 시야를 가려, 그의 표정을 교묘하게 감춘다.
가늘고 느릿한 들숨이 무겁고 짙은 날숨으로 바뀌는 것과 동시에 기이한 침묵이 흘렀다.





"말하는 저의도, 어떤 것을 바라는지 모를 결심도.
네가 무엇을 위해 그런 말을 하는지도 예상이 아예 안가는건 아니지만......."




자연스럽게 뻗어진 그의 손이 가만가만 발목을 어루만진다.
검을 잡고 휘두른 자의 단단한 손은 답지 않게 너무나 부드럽게, 온화하게 다리를 매만지며 천천히 위로, 더 위로 휘감아 올라온다.




"때로는 머릿속에만 담아두는 것 만큼 좋은 건 없지.
입 밖으로 내뱉었을 때는 꼼짝없이 '말'이라는 형태를 이루어, 도로 무를수도, 지울수도 없게 만드니 말이다.

그게 네게 득이 될지 실이 될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지금만큼은 전자에서 거리가 먼 듯 하군."




다리 위로 뜨뜻미지근한 사람의 온도에서, 어느틈엔가 서늘하고 차가운 기가 돌았다.
언제부터인지, 다리를 훑고 있는 것은 그의 손이 아닌 작고 날카로운 단도로 바뀌어 있었다.
매끄럽게 선을 따라 떨어지는 새파란 날붙이는 정확히 발목을 겨냥하고 있었다.




".......날개깃을 자르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적어도 내게 자리잡고 있는 한, 그럴 필요가 없으니 말이다.
만약 필요로 하게 된다면."




시퍼렇게, 날카롭게 세워진 날을 눈 깜박일 사이에 도로 거둬들인 그가 발목에 짧게 입을 맞추며 뒤로 물러난다.




"기꺼이 내 손으로 잘라두지."



대화 상대:다카스기 신스케
그에게 닿기까지 앞으로 29 %
GOOD:닿았다!

Writer : 우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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