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검을 들고 가 그렇게 말하자, 그가 정말 생뚱맞다는 표정으로 이쪽을 응시한다.
그리고는 아무래도 좋았던 것인지 피우던 곰방대를 옆으로 내려두며 이쪽으로 걸어왔다. 칼집에서 칼을 뺀 그가 빈 칼집을 이쪽으로 겨누며 비스듬히 웃었다. "먼저." 목검을 휘둘렀지만, 그는 너무나 볍게 흘려보내며 칼집을 비스듬히 비틀어 옆으로 찔러들어 왔다. 아슬아슬하게 몸을 지나가는 그의 목검에 정말 대련을 해주고 있는 것을 알아차리며 다시 그를 찔렀지만, 그는 손쉽게 내지른 목검을 낚아채며 그대로 끌어당겼다. 덕분에 목검을 잡고 있다 같이 끌려가 버렸고, 그런 모양새를 기다렸다는 듯 그가 휘청이는 내 몸을 품에 안아들었다. 머리 위로 드물게 개구진 그의 웃음소리가 키들거리며 들려왔다. "끝났군, . ......그럼, 승자의 권한으로 패자를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거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