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를 돌려보자 어딘가 서늘해진 눈매의 그가 천천히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대체 언제부터 여기에 와 있던걸까.





"......."





그리고는 아직도 빙글빙글 웃고 있던 카무이를 흘끗 보더니, 다시 시선을 돌려 짤막하게 말했다.





"돌아가지."





내 팔을 붙잡고 빠른 속도로 하루사메의 배를 나와버리는 그에게 잠시 울컥했지만, 곧 그가 발걸음을 멈추고 어느 한적한 골목길에서 이쪽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통에 그런 불만을 표할 시간도 없었다.





"아무리 내게 화가 났더라도 멋대로 나가지는 마라.
내 시야에 닿는 위치에서 있어.
안 그래도 불안한 너다. 그런데 이렇게 사라지면 나는."




깊은 한숨과 같이 흘러 나오는 그의 어조와 대조되게도, 여전한 무표정 속에는 희미한 불안감이 느껴졌다.

.......어쩌면, 그를 너무 몰아세우고 있던 건 아닐까.

슬며시 드는 회의감을 애써 뿌리치며 화제를 전환하기 위해 가벼운 말을 던졌다.





(아까 별똥별이 떨어질 때─ 너는 무슨 소원을 빌었어?)

".......예전부터 빌고 있던 소원은 이미 이루어졌다.
더 이상 소원을 빌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럼 이미 이루어진 소원이니 말해도 상관없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물어보자 한참만에야 그의 속삭임과도 같은 말이 들려왔다.



.
.
.



아부토: "─왠일로 조용히 놓아주었네, 단장?"





아부토의 의외라는 듯한 말에 배 난간에서 몸을 기울이며 놀고 있던 카무이가 싱긋 웃으며 천천히 대꾸한다.





카무이: ".......소원을 빌었거든.
하지만 비밀이야. 가르쳐준다면 이루어지지 않는다 했으니까♪"

아부토: "네네. 어련하시겠습니까요."





질린다는 기색의 아부토가 결국 익숙하다는 듯 못난 상사의 서류정리나 한다며 가버린 후, 혼자 남아 밤하늘을 바라보던 카무이가 비딱하게 웃었다.

무어라 중얼거린 그 소원은 결국 본인 외에는 누구도 듣지 못했다.



대화 상대:다카스기 신스케
그에게 닿기까지 앞으로 29 %
GOOD:닿았다!

Writer : 우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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