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히지카타씨가 끌어당긴 통에 놀라 그대로 휘청였고 그런 나를 잡아주려는 듯 그가 다른 한쪽 손을 뻗었다.
그러나 이미 때는 늦어 오히려 히지카타 씨까지 같이 넘어지는 꼴이 되어 버렸다.





(!)

히지카타: ".......윽."





정신을 차리고 보니 히지카타씨가 내 위에서 인상을 쓰며 머리를 움켜쥐고 있었고 나는 그런 그의 밑에 깔려 있었다.
그것에 놀라 두 팔을 버둥거리자 그도 뒤늦게 상태를 알아차리고는 얼른 몸을 세웠다.





히지카타: "....진정해! 버둥거리지마!
일어나기 더 힘들잖아!"





그가 몸을 일으키며 붉어진 얼굴로 급히 눈을 돌린다.
잠시 어색한 침묵 끝에 그가 입가를 소매로 훔치며 조그맣게 중얼거리는 것을 희미하게 들어버렸다.





히지카타: "......이런 일이 일어날까봐 일부러 내보내려 한건데."





그러나 그의 목소리가 너무 작았으므로 무어라 되물어보려는 순간, 방 안에서 또 다른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히지카타 씨 만큼은 아니더라도 그와 비견되게 충분히 낮고 느릿하게 울리는 그 저음의 목소리는 문쪽에서 들려오고 있었기에 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거기서 당장 비켜라, 막부의 개."





그곳에 언제 와 있었던 것인지 히지카타씨의 방문 쪽 다다미에 기대어 표정이 사라진 채 이쪽을 보는 신스케가 눈에 들어왔다.
적진에서의 그 당당한 모습에 오히려 화가 치솟는 쪽은 히지카타 씨였던 듯, 바로 옆에서 당장에 날선 음성이 마주 울렸다.





히지카타: "너, 여기가 어디라고......"

"비키라고 했는데, 들리지 않는 건가.
의외로 청력이 나쁘군."





말을 끊어내며 특유 비웃음 조차도 만들지 않는 신스케의 표정은 유독 잔잔했으며 서늘했다.
그걸 확인하곤 이러다 일치겠다 싶어 다급히 히지카타 씨를 살짝 밀어내고는 달려가 그를 끌어안았다.





"......."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상태로 이쪽을 뚫어지게 보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손이 아직 칼집에 머물러 있다는 것과 여직 화가 가라앉지 않아 사납게 올라간 그의 눈꼬리에 천천히 사과를 건넸다.

그만 돌아가자. 말없이 나와서 미안해.
속삭이듯 뱉는 말에 그의 표정이 조금씩 풀려간다.





"......."





말이 없는 그에게 들리지 않을 정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딴에는 그래도 걱정이 되었는지 여기저기를 뒤지고 다닌 듯, 그의 화려한 옷 군데군데 먼지 등으로 얼룩져진 것이 보였다.
어린애 마냥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는 그를 보며 나는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

이내 신스케가 나를 들쳐 안아올리고는 밖이 조금 시끄러워 진 것을 확인한 듯, 느지막하게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는 잠시 고개를 돌려 히지카타씨를 돌아보았다.





"운이 좋군, 막부의 개."

히지카타: "누가 할 소리를."





바로 들려오는 반박의 말에도 불구하고 신스케는 더이상 대꾸를 하지 않고 그대로 밖을 향해 몸을 날렸다.
그런 그에게 안겨져 끌려가다 시피 하던 내 눈에 문득 히지카타 씨가 조금 씁쓸한 표정으로 담배를 꺼내 입에 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
.
.



귀병대로 향하는 그에게 차마 내려달라고는 말을 못하고 그저 고개를 살짝 젖히고 있는데 돌연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발목은, 괜찮나."

(...어떻게 알았어?)





사실 아까 넘어지면서 발목을 삐끗했는데 아직도 시큰거렸다.

...히지카타씨도 몰랐었는데 그는 어떻게 알아차린 걸까.





"아까, 내게 올때 살짝 발을 절더군.
.......어디를 가든, 이렇게 다쳐오지는 마라."





그의 작은 한숨소리가 귓가에 조근조근 울리는 것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반나절만에 나는 귀병대로 다시 귀환했다.



대화 상대:다카스기 신스케
그에게 닿기까지 앞으로 29 %
GOOD:닿았다!

Writer : 우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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